공무원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 불리며 안정적인 미래를 보장하는 직업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특히 MZ세대 공무원들의 이직률이 급증하면서 공직 사회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왜 젊은 공무원들은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새로운 길을 선택하는 걸까요? 이 글에서는 MZ세대 공무원 이직의 원인과 현황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여 공직 사회의 미래를 조망해 봅니다.
MZ 공무원, 왜 이직을 선택하는가?
MZ세대는 이전 세대와는 다른 가치관과 직업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안정적인 직장을 넘어, 개인의 성장과 만족을 추구하며, 수직적인 조직 문화보다는 수평적인 소통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MZ세대의 특징이 공직 사회의 현실과 충돌하면서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1. 낮은 보수와 불만족스러운 복지
많은 MZ세대 공무원들이 이직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낮은 보수입니다. 특히 9급 공무원의 경우, 기본급만으로는 최저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더해, 공무원연금 개혁으로 인해 연금 수령액이 줄어들면서, 과거에 비해 매력적인 복지 혜택이라고 보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실제로 중앙일보 기사에 따르면, 관세청 소속 4년 차 9급 공무원인 정모(29)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보다 못한 월급에 회의감을 느껴 의원면직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그는 "초과근무를 하지 않는 이상 180만원 수준의 월급으로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며 "공무원은 노동자가 아니다 보니 실업급여도 받지 못하고, 퇴직금도 거의 없지만, 의원면직 후 재취업이나 창업에 도전하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밝혔습니다.
2. 경직된 조직 문화와 수직적인 의사소통
MZ세대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동등한 위치에서 소통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공직 사회는 여전히 수직적인 의사소통 구조와 권위적인 문화가 남아있어, MZ세대 공무원들이 적응하기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MZ세대는 일한 만큼 정당한 보수를 받아야 한다는 직업관을 갖고 있는데, 공직사회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희생만 강조하니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박홍윤 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부 명예교수)
3. 과도한 업무량과 불합리한 업무 분배
MZ세대 공무원들은 종종 과도한 업무량에 시달리거나, 불합리한 업무 분배를 경험합니다. 특히 악성 민원 응대, 기피 부서 배치 등은 젊은 공무원들의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극단적 선택으로 순직을 청구한 공무원은 49명에 달하며, 이들은 모두 기피부서 배치, 직장 내 괴롭힘, 악성 민원인 응대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 공공봉사 동기의 약화
MZ세대는 이전 세대에 비해 공공봉사에 대한 동기가 약화된 경향을 보입니다. 과거에는 공무원이라는 직업이 사회에 기여하는 숭고한 가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여겨졌지만, MZ세대에게는 개인의 성장과 행복을 추구하는 직업 중 하나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MZ 공무원 이직 현황: 통계로 보는 현실
공무원연금공단에 따르면, 2018년 6,039명이었던 20~40대 퇴직 공무원 수는 지난해 11,693명으로 5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구분 | 2018년 | 2023년 | 증가율 |
---|---|---|---|
20~40대 퇴직 공무원 수 | 6,039명 | 11,693명 | 약 2배 |
MZ 공무원 이직,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MZ세대 공무원들의 이직을 막고, 우수한 인재를 공직 사회에 유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1. 현실적인 보수 체계 구축 및 복지 개선
공무원의 보수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인상하고, MZ세대가 선호하는 맞춤형 복지 혜택을 제공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택자금 대출 지원 확대, 자기계발비 지원, 유연근무제 확대 등을 고려할 수 있습니다.
2. 수평적인 조직 문화 조성 및 소통 강화
수직적인 조직 문화를 개선하고, MZ세대 공무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수평적인 소통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직급에 상관없이 서로 존중하고 경청하는 문화를 만들고, 다양한 소통 채널을 운영해야 합니다.
3. 공정한 업무 분배 및 역량 강화 기회 제공
공정한 기준으로 업무를 분배하고, MZ세대 공무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기회를 제공해야 합니다. 특히, 악성 민원 응대, 기피 부서 배치 등은 신규 공무원에게만 전가하지 않고, 모든 직급의 공무원이 함께 분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공공봉사 가치 재고 및 자긍심 고취
MZ세대 공무원들이 공공봉사의 가치를 깨닫고, 자신의 직무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 부여 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거나, 공무원의 긍정적인 역할을 홍보하는 캠페인을 추진할 수 있습니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4월 6급 이하 하위직 공무원들이 5급 사무관으로 고속 승진할 수 있는 ‘속진임용제’를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젊은 공무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일시적인 미봉책이 아닌, 조직 체질의 근본적인 변화입니다.
하위직, 젊은 공무원들에게 모든 책임을 지게 하는 구조부터 바꿔야 한다. 낮은 직급에 쏠려 있는 대민 업무를 중간 관리자급 공무원들이 수행하도록 직무를 분석 및 재조정해 수직적, 폐쇄적 문화를 전면 개편해야 할 때다. (김태윤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
결론: 공직 사회의 미래를 위한 투자
MZ세대 공무원 이직 문제는 단순한 인력 유출을 넘어, 공직 사회 전체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MZ세대가 원하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고, 이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공직 사회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투자입니다.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변화를 통해 MZ세대가 만족하며 일할 수 있는 공직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입니다.